대학원에 온 뒤부터 달렸다. 트레일과 트랙을 달렸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즐겁게 하고 싶어서 시작한 운동이었는데 하다보니 이 행위 자체가 좋아졌다. 내 안이 짜릿함으로 시끄러워지더라도 그것을 나 밖에는 모른다는 사실이 좋았다. 가장 격렬히 몸을 움직이는 순간에도 누군가의 인정과 칭찬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나의 모습이 또 마음에 들었다.
달리기에선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싶은 만큼 멀리 갈 수 있는 것? 속도? 풍경? 목적? 함께 달리는 사람?
돌아오는 길에는 부모님과 먹을 작은 케이크를 하나 사왔다. 상자를 쥔 손이 시려워도 돌아오는 길이 너무 너무 행복했다.
12/25
아침에 성탄 예배를 드리고 집에 와 엄마와 아빠와 하루종일 함께 있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점심을 먹고 엄마는 낮잠, 나는 아빠랑 놋그릇을 사러 갔다가 풍물 시장에서 둘이 놀았다.
박통과 야수의 제국 =_=
프로모션 중..
12/26
피부과에 가서 여드름 치료를 받고 옴. 정말 정말 아프다 -_-
12/27
12/28
엄마 아빠와 벤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다. 우리 엄마 아빠도 하나님을 믿었으면.
12/29
아침에 눈이 온 게 좋아서 <철도원>을 찾아 보았다.
몇년 전에 보았다면 그가 멋지다고 했을 것 같은데. 공감하기 힘든 이야기였다.
단발일 때 료코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_-;;;;;;;;
이제보니 정면은 전혀 아닌데 옆모습이 되게 닮았네 ㅋ
12/30
남원이를 만나고 왔다.
귀여운 게 세상에서 제일이야...
난생 처음으로 인형을 뽑아봄... 감격 ㅜ.ㅠ
그리고 아빠를 만나 엄마 퇴근할 때 까지 백화점 구경.
아빠랑 백화점에 가면 항상 손수건을 사주신다. 히 ㅋㅋ 오늘은 네장 세트 ^ㅠ^
12/31
피부과 여드름 치료 + 편평 사마귀 50개 정도 제거 -_-;;;;;;
일본여행에서 돌아온 오빠가 커다란 시바 인형을 사다 주었다. 엄마가 마음이 라고 지어주셨다. 헤헤 ㅋㅋㅋ
귀엽고 부드러워.... 짱이야.... 같이 미국 가야지.
1/1
연초에는 항상 월든 호수가 생각이 난다.
깊은 호수같은 한 해가 되기를.
1/2
한라언니를 만나러 광명에 다녀왔다. 정말 멀어 ㅜ_ㅠ
한국에는 나의 옛것들이 너무 많다. 2006년부터 계속 가져다두기만 했던 나의 편지들, 파일들, 노트들, 책들.
이 방에 있다보면 자꾸만 과거로 돌아가고 싶고 슬퍼진다. 오늘은 선물 받았던 플래너와 내가 주지 못했던 편지와 노트들을 찾았다.
논산에서 온 레모나가 두개 든 편지도 찾았다. 나는 그것을 받자마자 입에 털어넣고 울었었지. 다 생각나는 게 신기해.
1/3
선형언니와 <너의 이름은> 을 보고 왔다. 코모에 있을 때부터 보고 싶어도 참았다가 드뎌 개봉일 조조로 보았다 흑흑
작화 여전히 너무 너무 예쁘고 음악도 괜찮았다. 기존 작품들보다 톤이 밝은 것도, 닫힌 결말인 것도 좋았다.
그런데 조금 더 잔잔했다면 and/or 덜 산만했어도 좋았을 뻔. 그리고 개연성이 약간 ㅜㅠ 아묻따 운명이쟈나 랄까..
황혼에서 둘의 모습이 나타날 때와 둘이 전화를 걸던 장소가 같았던 장면이 가장 좋았다.
신주쿠역 부근이 나올 땐 몇년 전 도쿄에서의 여름이 많이 생각났고.
예뻐.
1/4
"Linda was nine then, as I was, but we were in love. And it was real. when I write about her right now, three decades later, it's tempting to dismiss it as a crush, an infatuation of childhood, but I know for a fact that what we felt for each other was as deep and rich as love can ever get. It had all the shadings and complexities of mature adult love, and maybe more, because there were not yet words for it, and because it was not yet fixed to comparisons or chronologies or the ways by which adults measure such things..I just loved her. Even then, at nine years old, I wanted to live inside her body. I wanted to melt into her bones -- that kind of love.”
Tim O'Brien, The Things They Carried
열살 많은 사람과 사귀면서 나는 계속 내가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성숙함과 조숙함을, 그러나 우리의 관계는 순수한 것임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것 같았다.
"안팎으로 어수선한 수욜 아침이네요. 생각으로, 말로, 행동으로 시험들지 않도록, 실족하지 않도록 오늘 하루 모두 하나님 안에서 평안하기를 축복합니다. 순간순간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승리하기를 축복합니다. 한국도 미국도 MU도 우리의 기도가 필요한, 우리에게 주신, 우리의 소속입니다. 더 크고 넓은 비젼을 그리며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