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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19. 02:14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책 『이동진 독서법』을 읽다가 깊이 공감하는 구절을 만났다.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것이라는 구절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죽기 전에 이과수 폭포를 보고 싶다, 남극에 가보고 싶다는 등 크고 강렬한, 비일상적 경험을 소원하지만 이것은 일회적인 쾌락에 불과하고,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 자체가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마치 동화 ‘파랑새’를 연상시키는 일견 익숙하고 평범해 보이는 말이지만, 실은 굉장히 과학적인 말이기도 하다. 인간의 행복감에 관한 심리학의 연구결과는 공통적으로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말한다. 어떤 ‘큰 것 한 방’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습관이 행복해야 행복하다는 말이 좋았던 이유는 폭넓게 생각을 확장해 갈 수 있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는 시민들이 행복한 습관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한강시민공원에서 걷고, 자전거를 타고, 연을 날리고, 낚시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라. 공원과 도서관은 행복 공장이자 행복 고속도로다. 교육도 중요하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고, 요리를 하고, 다양한 운동을 즐기고. 어린 시절부터 각자의 행복한 습관을 찾을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이 영재교육 이상으로 중요하다. 


개인의 삶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는 법이다.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솔직한 자신의 기준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 멋진 몸매를 위해 굶고 운동하는 것이 유행이라 치자. 바뀌어 가는 몸매를 보는 기쁨이 이를 위한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되는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오히려 맛집 찾아다니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 낫다. 남들 보기에 덜 번듯한 직장이더라도 내가 더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내 일상을 보내는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꾸미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잘나가는 사람과 친해져 보려 애쓰기보다 가족, 그리고 오래된 친구와의 관계를 돌아보는 것이 낫다. 습관처럼 내 곁에 있는 이들과의 관계가 불행하면 내 삶 또한 불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유석 판사, <습관이 좋은 사람이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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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16. 03:05

어제 아침엔 엄마가 돌아가시는 꿈을 꿨다. 한참 가위를 눌리다 일어나서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한참을 횡설수설하며 울었다. 엄마는 처음엔 좋은 일이 생기는 꿈이라며 웃다가 내가 울음을 그치지 못하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가 죽으면 남연이가 이렇게 울어주겠구나" 했다.  


커피를 마시고 연구실에 가도 자꾸 그 꿈이 떠올랐다. 엎드려서 울 때 느껴졌던 바닥의 딱딱함, 어찌할 바 몰라 같은 장소를 빙빙 돌 때의 풍경, 숙모와 찾아온 사촌 언니들을 향한 시기 같은 거. 어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연구실에 가서도 몇 자 쓰지도 않고 밖에 나가고 카톡으로 사람들이랑 이야기했다. 운동도 가지 않았다. 밤에는 저녁을 먹고 삼십분 걸리는 커다란 나무가 있는 곳으로 운전해서 갔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마지막으로 갔던 곳. 그곳을 가는 길엔 자꾸만 문 잠금 버튼을 여러 번 누르게 된다. 맞은 편에서 오는 차가 나를 총으로 쏜 뒤 그곳 어디에 묻더라도 아무도 모를 만큼 캄캄하고 고요한 중부의 콩밭이다.


사실 이제는 나 자신을 다독이며 잘 지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혼자 울 때면, 특히 그것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회의감 때문이면 - 그리고 이토록 어이없는 것에 trigger 되면 - 나는 액셀을 더 세게 밟고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일은 없다). 


나이를 먹으며 차차 깨닫는 많은 것들 중의 하나는, 사람들은 제각기 다르며 모든 사람은 조금씩 잘못되었다는 것. 그리고 나 또한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부분이 여러 개 있다는 것. 씩씩하게 지내다가도 이런 꿈 하나에 어그러지는 이유. 나는 나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구체적으로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고 그것을 단념하지 못한다. 한편 그것이 얼마나 치기 어린 생각인지 또한 잘 알고 있다. 나의 쓴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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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5. 10:13


혼자 운전해 달라스에 다녀왔다. 운전은 생각보다 굉장히 즐거웠다. 

원래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I can go anywhere I want - 진짜로. 


돌아보면 내가 조금씩 변화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람들을 만날 때였다. 

significant한 사람들을 만나 삶의 축이 약간씩 바뀌고, 또 직진하여 나아가다 사람을 만나 방향을 약간씩 바꾸고. 이렇게 이어지는 삶.


내가 도대체 뭐라고 이렇게 귀하게 대해주시나.. 반추해보다 아 나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만남을 계속하고 인연을 유지할 수 있는 멋있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그렇구나라고 결론을 내림.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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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9. 00:53

그 친구가 그리워 울고 싶어질 때는 

내가 그토록 사랑하고 동경했던 그의 쾌활함과 유머가 아니라 

일상에 녹아있던 나를 위한 배려 

그리고 울고 있는 나와 그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내 손을 잡아주던 모습들이 불현듯 떠오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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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5. 01:02

Tenderness and kindness are not signs of weakness and despair, but manifestations of strength and resolution.
— Kahlil Gibran 


다정함과 친절은 나약함과 절망의 표시들이 아니라 강함과 결단력을 보여주는 것.

레바논의 작가 칼릴 지브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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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6. 04:50


Isaiah 43

18 Forget the former things; do not dwell on the past. 19 See, I am doing a new thing!


나의 가시들 바라보기를 그치기. 

진실로 소중한 것들은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기. 

그러나 나를 내어 보이는 것을 너무나 무서워하진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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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 01:13

나는 태생이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그것이 커리어든, 자유든, 남자든, 안정된 가정이든 

내 바운더리 안에 있는 것이라면 손에 쥐어볼 수 있다 생각한다. 

너 되게 엠비셔스한 여자애였구나? 라는 말을 하는 남자에게는 

나의 열정도 패기도 꿈도 희망도 판타지도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는 걸. 


유월의 첫날. 한번의 이사가 더 남았고, 내 생일이 다가온다. 

근거없는 자신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는 교정기 빼고는 꿀릴 게 전혀 없는 사람이야 - 정도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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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20. 04:29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고 있다. 

이삿짐 싸야하는데, 학회 준비해야 하는데. 

근데 너무 즐거워. 너무 행복해. 사람들 만나서 교제하니까 숨통이 트일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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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17. 00:44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능력의 하나님께서 너를 구해 주실 것이다. 

주께서 너를 기뻐하실 것이며 너는 주의 사랑 안에서 편히 쉴 것이다. 

너를 보시고 노래하며 즐거워하실 것이다.


스바냐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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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13. 03:47

이거 완전 complete rejection이었는데 나는 제대로 못 알아들었던 것이었다. 

진짜 너무 웃겨서 연구실에서 생각날때마다 소리내서 웃고 있다. 교양 있는 영어란 참으로 헷갈리는 것이군요. 


요즘은 겁없이 나의 결핍을 드러내는 동시에 나를 열렬히 변호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사실 나는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지만 요즘은 약간 맛이 간 것 뿐이니 네 멋대로 나를 오해 말라고. 

그런데 이게 도대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1) 그들이 내게 어떤 의미고 2) 나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기억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게 좋을 게 뭐가 있을까.


요즘은 그저 슬프다. 

부정, 분노와 죄책감은 사라진지 오래고, 그 사람이 며칠 뒤면 정말로 내 삶의 영역에서 말끔히 사라져버린다는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 칼럼 앞을 걸을 때마다 그때의 행복이 생생히 기억나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자꾸만 서서 운다.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말. 나는 정말로 내가 이토록 개털이 될 줄은 몰랐다. 의연하고 현명하고 유연하게 이 시간을 잘 보낼 줄만 알았어.
나라고 다른 것이, 잘난 것이 있는 게 전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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