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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22. 13:28

대학원에 온 뒤부터 달렸다. 트레일과 트랙을 달렸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즐겁게 하고 싶어서 시작한 운동이었는데 하다보니 이 행위 자체가 좋아졌다. 내 안이 짜릿함으로 시끄러워지더라도 그것을 나 밖에는 모른다는 사실이 좋았다. 가장 격렬히 몸을 움직이는 순간에도 누군가의 인정과 칭찬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나의 모습이 또 마음에 들었다. 


달리기에선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싶은 만큼 멀리 갈 수 있는 것? 속도? 풍경? 목적?
함께 달리는 사람?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달리게 될까. 어디에 도착할까. 혼자일까. 

울면서 달리는 것은 정말로 추한 것일까. 애초에 달리기와 삶은 닮지 않은 걸까.

요즘엔 이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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