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23. 05:50
아프기 전 구운 머핀과 쿠키. 쿠키는 너무 달아 다 먹지 못했다.
나는 빵을 굽다 오븐 불을 켜고 한참동안 안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한다.
11학년 가정실습 시간에 브라우니를 굽는 것이 더 보고 싶어서 아쉬워 했던 기억이 난다.
오늘도 안쪽을 들여다보다가
나중에 아이가 생기게 되고, 그 아이가 커서 내가 빵을 굽는 동안 같이 빵이 조금씩 올라오는 것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이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주어야 하는 것이 육아라는데, 사랑을 되돌려 받는 순간이 온다면 나는 감격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겠지. 짝사랑을 보답받는 기분일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때가 왔을 때 나 자신을 (최대한) 잃지 않도록 일해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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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박사 어드미션을 받았다.
주일 예배 시간부터 이상하게 정릉에 살았던 때가 그리 생각났다. 그렇게 가장 어둡고 힘든 시간 때 사실 하나님은 내 옆에 계셨었구나- 그때 지켜주셨던 것이었구나, 생각하며 예배중에 뚝뚝 울었다.
어드미션 이메일을 받고, 길을 걷다가, 운전을 하며 그때 생각을 다시 또 그리 했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일까, 하는 생각에. 혼자 또 울었다.
왜 그리도 외로워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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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란 게 있는 것일까. 이미 다 정해져 있는 걸까.
우리는 아마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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