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4. 04:25
이미 결론이 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트루먼쇼처럼. 불만도 걱정도 없지만 그저 이상하게 느껴진다.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글을 쓰고 누구를 만나든지 그냥 정해진 네모 박스의 틀 안에서 살아가는 기분. 그래서 하고 싶은대로 막 살게 된다. 내가 무슨 짓을 하든 그 안에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좋게 말하면 대담해진 거고 나쁘게 말하면 제 정신을 차리지 않고 산다. 좋게 말하면 내 선택에 확신이 많이 생겼다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남의 기분 같은 것은 예전만큼 헤아리지 않고 산다. 근데 지금은 그렇게 밖에 살 수가 없다.
5주 내내 브레이크가 들지 않는 차를 타고 달리는 것 같다. 너무 무서운데 멈출 수가 없고 한눈을 팔수도 뛰어내릴 수도 없다. 가스가 다 떨어질 때까지 달리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어깨도 너무 아프다. 나는 병이 나게 될까? 아니면 어덜팅은 원래 이런 걸까. 내가 이렇게 힘들리가 없는데 너무 버겁다. 근데 그냥 계속 가야 한다고 한다.
매일을 꽉 채워 성실히 살아가는 이 와중에도 - 죽겠다고 하면서도 - 누구를 만나긴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연애를 할 마음도 그럴 자원도 없다. 내게 필요한 건 그냥 solid promise 하나. 멀쩡한 사람들이 다 사라지기 전에 누구랑 약혼만 해뒀으면 좋겠다. 일단 그런 보증 하나만 단단하게 해두고, 삼년 뒤에 나 학위 따면 결혼. if only life were that simple- 넘 이기적인 판타지지?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October 17, 2017 (0) | 2017.10.18 |
---|---|
October 6, 2017 (0) | 2017.10.07 |
September 16, 2017 (0) | 2017.09.17 |
September 8, 2017 (0) | 2017.09.09 |
September 3, 2017 (0) | 2017.09.04 |